Switch Mode

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Chapter 628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Check here for how to translate it.

628·

“버텨라! 루나가 계속해서 마물 여왕을 붙잡고 있다!”

아킨트가 필사적으로 소리쳤다·

마물 여왕 실라투나가 레오를 단절의 저주로 끌어들이고 어느새 반나절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자살행위처럼 보였던 그 일이 있은 후·

레오는 오랜 시간 동안 실라투나를 붙잡고 있었다·

‘루나의 실력이 이 정도였나?’

아킨트는 단절의 저주가 펼쳐졌던 장소를 보며 주먹을 꾹 쥐었다·

루나는 분명 군단장을 해치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마법사로서의 힘·

군단장을 단신으로 맞서 싸울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았다·

‘오늘의 루나는 확실히 이상했어·’

평소와 같이 웃지 않았으며 자신만 믿으라며 큰 소리를 떵떵치지도 않았다·

그저 덤덤한 말을 전할 뿐 이었다·

‘그리고 그 마법·’

아킨트의 머릿속에 실라투나에게 직격한 눈부신 마법이 떠올랐다·

지금껏 본 적 없는 거대한 힘을 지닌 마법·

아킨트는 그와 비슷한 형태의 마법을 알고 있었다·

‘아킨트 선생님! 이걸 보세요! 대단하죠?’

‘그래! 정말 대단하구나 이 마법이 완성되면 분명 세계는····’

‘네! 세계를 꽃밭으로 가득 채울 수 있을 거예요! 꽃을 피우는 마법이 완성되는 거죠!’

‘···세계를 구하기 위한 마법을 만드는 게 아니라?’

‘에이 그건 꽃을 피우는 마법이 완성되면 따라오는 부가적인 요소죠·’

루나가 보여줬던 마법 술식·

일평생 마법을 연구한 자신으로서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던 그 찬란했던 마법이었다·

‘설마 완성한 것인가?’

그렇게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루나를 지켜줄 만한 동료가 있다면··· 어쩌면 이 끔찍한 시대를 끝낼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길지도 모른다·’

루나는 이제 막 피기 시작한 꽃이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루나와 같은 이들이 있다면 이 시대도 희망은 있다·

‘진즉에 내 손을 떠난 아이였지·’

제자를 떠올리며 아킨트가 밀려오는 군단을 바라보며 마법을 전개했다·

군단의 공세는 맹렬했다·

그 공세 앞에 엘프들은 바람 앞의 등불 신세였다·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하지만 엘프들은 끈질기게 군단을 물리쳤다·

이곳에 있는 이들 역시 세계의 운명을 건 싸움에 몸을 던질 실력자들이다·

물론 아직 이곳에 설 자격이 없는 자들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영웅이라 불려도 손색없는 힘을 지닌 맹자들도 많았다·

게다가 지금 군단에는 지휘자가 없었다·

실라투나의 심복들이 끔찍하고 강력한 마족들이 날뛰긴 했지만 그들이 군단 전체를 통제하지는 못했다·

군단은 말 그대로 군단장의 손발과도 같다·

군단장이 있을 때야 비로소 그 진가를 드러내는 것이다·

‘루나가 실라투나를 쓰러트린다면···! 이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도 꿈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한 아킨트가 저 멀리서 찾아오는 어둠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

곧 밤이 찾아온다·

밤이 찾아오면 지금보다 더 힘겨운 싸움이 될 건 자명한 일이었다·

그때였다·

빠지지직-!

허공의 공간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아킨트의 시선이 그곳으로 향했다·

파지지직! 콰칭-!

공간이 산산조각 나며 그곳에서 거대한 마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물 여왕!”

“오··· 신이시여····”

단절의 저주에서 해방된 마물 여왕을 보며 엘프들의 얼굴이 일순간 절망으로 물들었다·

“드디어 여왕께서 돌아오셨다!”

“승리는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그와 반대로 마물 여왕의 군단의 사기는 치솟았다·

실라투나의 군단이 그 흉포함을 더해 갈 때였다·

[아하하하하하하하-! 나왔다! 드디어 해방되었어!]

실라투나의 절박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실라투나의 모습은 조금 이상했다·

온몸에 피가 흐르고 있었고 그 피는 마치 폭포처럼 바닥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피가 땅에 떨어지자 강력한 독 안개가 주변에 자욱이 깔렸다·

언뜻 보기에는 위협적으로 보이는 모습·

하지만 바꿔 말하면 저만큼 피가 쏟아질 정도로 몸이 넝마 조각이 되었다는 의미였다·

그 처참한 모습에 군단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루나는?!”

아킨트는 다급히 레오의 행방을 찾았다·

그리고 보았다·

어둠이 찾아오는 하늘을 등지고 하늘 위에 서 있는 레오를·

레오의 손에서 환한 빛이 생성 되었다·

별의 마법-종언

일순간 빛이 어둠을 밀어냈다·

그때 실라투나의 군단이 살점 덩어리로 뭉치더니 방패처럼 실라투나 앞에 솟아올랐다·

레오의 마법이 일순간 마물 방패에 막혔다·

마물 군단으로 이루어진 방패는 소멸했지만 실라투나는 아무런 타격을 입지 않았다·

[어둠이 찾아오고 있다! 네년의 시간도 이제 끝이야!]

실라투나의 얼굴에 희열이 떠올랐다·

자신이 쓴 단절의 저주에 갇혀 끝없는 공포를 느껴야 했다·

하지만 그런 절대적인 공포를 선사했던 눈앞의 엘프도 이제 끝이었다·

자신은 이제 군단을 손에 넣었고 이제 세계에는 밤이 찾아온다·

이제 공포를 느끼는 건 자신이 아니라 저 엘프였다·

그렇게 광기 어린 미소를 짓던 실라투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실라투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한 방향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레오의 태도 때문이었다·

해가 지면서 어둠을 몰고 오고 있는 방향·

서쪽·

[끝까지 나를 무시하는···!]

레오의 태도에 분노가 치밀던 실라투나는 갑자기 한 가지 사실을 떠올렸다·

실라투나의 동지이자 최강의 군단장으로 군림하던 탐식왕의 비보가 전해진 곳은 서쪽이다·

[설마···!]

번쩍-!

일순간 서쪽에서 환한 빛이 터져 나왔다·

빛은 세상의 어둠을 밀어냈다·

모든 이들이 자신도 모르게 빛이 뿜어져 나온 곳을 바라보았다·

[이건···!]

레오가 알고 있는 마법 중 모든 마법을 통틀어 순수한 위력으로만 놓고 봤을 때 최강의 마법은 루나가 만든 종언이었다·

위력과 범용성 범위에서 종언을 능가하는 마법은 없다·

하지만 특정 조건에서 종언에 버금가거나 혹은 그 이상의 위력을 자랑하는 마법이 하나 있다·

악한 존재를 심판하는 멸하는 빛 속성 마법·

“징벌·”

무수히 많은 마족들을 심판한 리시나스의 고유 마법이었다·

서쪽에서 뿜어져 나온 빛의 중심에 한 여인이 보였다·

흑발을 가진 아름다운 여인 리시나스가 순간 레오와 눈이 마주쳤다·

그 얼굴에는 놀라움과 안도가 깃들어 있었다·

레오를 바라보던 리시나스가 이내 부드럽게 웃었다·

빛으로 이루어진 활에 빛의 화살을 건 리시나스가 실라투나를 겨냥하더니 이내 활시위를 놓았다·

번쩍-!

[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실라투나의 입에서 고통에 찬 비명이 쏟아졌다·

원래의 역사에서는 이미 패배가 짙은 전투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지·’

역사가 바뀌었다·

레오가 마도 지팡이를 소환했다·

그리고 마력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마법의 위력은 곧 주문을 외우는 시간에 비례한다·

같은 마법이라도 주문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 위력은 점점 더 강력해진다·

문제는 오랜 시간 영창을 하는 동안 마법사가 무방비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레오가 있는 곳은 전장의 한복판·

리시나스의 마법에 직격당했다고 해도 마물 여왕은 아직 살아 있었으며 마물 여왕이 이끄는 군단도 건재했다·

[이 흉측한 계집이! 감히 내 앞에서!]

쿠구궁-!

실라투나가 레오를 짓이겨 버리기 위해 팔을 치켜들었다·

“흉측하다고? 눈이 썩었나?”

그때 비웃음 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회색의 오러가 번뜩였다·

촤자자자작-!

일순간 일어난 검기의 폭풍에 실라투나의 팔이 잘게 조각나 피의 비가 되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렇게 예쁜 엘프에게 흉측하다니 말이야·”

회색의 오러를 사용한 이는 이내 마법과 정령을 동시에 사용하며 실라투나의 몸을 불태웠다·

콰가가강! 화르르륵-!

불의 마법과 불의 정령이 거세게 타오른다·

[캬아아악!]

다시 한번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지른 실라투나가 증오에 찬 눈으로 회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청년을 노려보았다·

[올 클래스! 네놈이 살아남는 영웅이냐아아아아아!]

“그래· 짧은 만남이었지만 만나서 더러웠고· 다시는 만나지 말자·”

카일은 실라투나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려주며 레오를 돌아보았다·

“어이 거기 예쁜이· 끝내버려·”

‘···내가 평상시에 저렇게 말했었다고?’

어딘지 모르게 굉장히 삐딱한 목소리로 턱짓하는 카일을 보며 레오의 표정이 일순간 일그러졌다·

“쯧· 하여간 엘프들이란· 재수가 없다니까·”

레오가 얼굴을 찡그리는 걸 보고 오해한 모양인지 카일이 혀를 찼다·

“쯧·”

그런 과거의 자신을 보며 똑같이 혀를 차준 레오가 마법을 해방했다·

“종언·”

머나먼 미래·

타르타로스에게 절망의 상징이 될 마법이 다시 한번 레오의 손에 펼쳐졌다·

이번에는 앞선 마법들과 달랐다·

레오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위력을 가진 마법이 작렬했다·

쿠과가가가가가가강-

[아아아아아아악! 신이시여어어어어어!]

종언에 직격당한 실라투나의 절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거대한 마력의 폭풍이 있은 후 마물 여왕의 모습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미쳤군·”

그 모습을 본 카일이 경악성을 내질렀다·

설마하니 이 정도 위력의 마법이라고는 상상을 못 한 모양이었다·

온몸의 마력을 쥐어 짜낸 레오는 몸을 휘청였다·

텁-!

레오가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추락하려 할 때·

누군가 레오의 손을 잡았다·

“괜찮니?”

리시나스가 부드럽게 웃으며 레오를 부축해 주었다·

“네가 루나 맞지?”

그 물음에 레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물었다·

“로디아라는 이름을 알고 있어?”

“응? 그게 누구야?”

“···아니야· 됐어·”

‘···아무래도 이 세계에서의 리시나스의 기억은 이어지지 않는 모양이군·’

어쩌면 영웅의 세계가 아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레오의 말에 리시나스가 말했다·

“뒤는 우리에게 맡겨· 카일!”

리시나스의 말에 카일이 고개를 끄덕이고 마물 여왕의 군단과 맞서기 위해 지상으로 향했다·

***

밤이 찾아오는 시간·

싸움의 결과는 엘프의 숲의 탈환이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였다·

‘그때와 다르게 이번에는 실라투나 녀석이 나한테 토벌당했으니까·’

레오가 손을 내려다보았다·

‘이번 같은 경우에야 이 세계에 나 혼자 있으니 이렇게 역사를 바꿨지만··· 마족들이 들어와 있는 세계는 어떨까?’

미래를 안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변수다·

레오가 앞으로의 일에 대해 생각에 잠겨 있을 때였다·

“루나!”

“루나님!”

아킨트를 필두로 한 엘프들이 우르르 레오에게 달려왔다·

그런 그들을 보며 리시나스가 앞으로 나서며 부드럽게 웃었다·

“아킨트 님이시죠?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리시나스라고 합니다· 이 기적과도 같은 승리를 이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리시나스의 말에 아킨트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당신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승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지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리시나스와 아킨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루나님! 괜찮으세요?”

히리온이 황급히 달려왔다·

그런 히리온을 보며 레오가 말했다·

“너 살았구나·”

“네· 어떻게든····”

어색하게 웃는 히리온을 보며 레오가 피식 웃을 때였다·

“몸은 괜찮냐?”

카일이 레오에게 다가왔다·

어딘지 모르게 삐딱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카일을 보며 레오는 일순간 미간을 좁혔다·

‘내가 이렇게 불만이 많은 표정이었나?’

제삼자의 입장에서 본 그 시절의 자신을 보며 레오는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을 느꼈다·

“하여간 엘프들이란· 쳐다보니까 기분이 나쁘냐?”

“그건 아니야·”

기묘한 기분을 느끼며 레오가 고개를 저었다·

그런 레오를 보며 카일이 킥- 웃었다·

“그게 아니면 뭐? 나한테 반했냐?”

“루나님께 무슨 무례한 말이세요!”

히리온이 발끈했다·

그런 히리온을 보며 카일은 심드렁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그리고 레오는 생각했다·

‘리시나스랑 루나 녀석이 가끔 나한테 으르렁거렸던 이유가 있었구나· 한 대 치고 싶다·’

과거의 자신의 행동거지에 레오가 심각한 표정을 지을 때였다·

[공략 실패: 세계가 붕괴합니다·]

메시지와 함께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 메시지와 함께 터져 나온 빛이 시야를 가렸다·

시야가 회복되자 플로브 영지의 풍경이 보였다·

레오는 손에 쥐어진 시커먼 종이 조각을 바라보았다·

사아아아아-

종이 조각이 잿더미가 되어 사라져 갔다·

‘공략 실패의 영향으로 페이지 역시 소멸되는 건가·’

완전히 가루가 되어 흩날리는 군단의 레코드를 바라보며 레오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멜리나와 상의를 해봐야겠군·’

레오가 힐끗 고개를 돌렸다·

‘자 그럼 마무리를 하러 가 볼까?’

조르아의 기척이 느껴지는 곳으로 향하며 레오는 순간 의문을 느꼈다·

‘그나저나 내가 봐도 재수 없었는데 그 녀석들은 나한테 대체 왜 반한 거야?’

아마 리시나스와 루나가 들었다면 ‘그러게·’라고 대답했을 의문이 분명했다·

629

쿠구구구구구-!

지축이 흔들렸다·

온몸에 바위의 갑옷을 두른 조르아가 레이나를 향해 돌진했다·

휘리릭-!

레이나의 검이 유려하게 움직인다·

화르륵-!

휘둘러진 검의 궤적에 따라 화염이 허공을 수놓았다·

흩어지지 않고 허공에 흩뿌려진 불꽃이 일순간 칼날에 압축되어 깃들었다·

진홍색으로 불타는 플레임 스톰의 칼날·

레이나의 날카로운 시선이 자신의 지척에 다다른 조르아에게 향했다·

스각-! 쩍-!

묵직한 소리와 함께 레이나의 검은 조르아를 베지 못하고 튕겨 나갔다·

이를 악문 레이나가 반동을 이용해 몸을 회전시켜 조르아의 공격을 흘려보냈다·

콰가가가가강-!

조르아가 돌격을 감행한 일직선상으로 엄청난 충격파가 울려 퍼졌다·

레이나는 검을 쥔 오른손을 타고 오는 저릿함에 이를 악물었다·

‘부러졌다·’

조금 전 충돌로 손목이 망가졌다·

[이봐! 레이나 플로브! 이제는 정말 한계야!]

이를 악무는 레이나에게 이스타가 다급히 말했다·

이미 레이나의 몸 이곳저곳은 크고 작은 상처로 가득했다·

뼈마디 역시 부러진 곳이 많았다·

말 그대로 움직일 만한 치명상만을 가까스로 피하며 억지로 싸움을 이어 나가고 있었다·

움직이지 않는 몸은 불꽃을 이용해 강제로 움직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러한 방법으로 싸움을 이어 나가는 것 역시 더 이상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육체가 무너지면 정신 역시 무너진다! 곧 내 불꽃이 너를 집어삼킬 거다!]

레이나가 손에 힘을 주었다·

[너는 충분히 대단해! 내가 본 그 어떠한 영웅보다 영웅다워!]

이스타는 어떻게든 레이나를 말리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너는 할 만큼 했어!]

“아니·”

레이나가 억지로 검을 조르아에게 겨누었다·

“나는 아직 더 싸울 수 있어·”

이미 한계를 몇 번이나 뛰어넘었다·

거기다 상대는 이미 레오와의 전투를 통해 힘이 약해진 상태·

그렇다고 해도 힘의 차이는 명백했다·

세상에는 의지만으로 되지 않는 것도 분명 있다·

눈앞의 조르아가 그런 존재였다·

레이나는 절대 조르아를 이길 수 없다·

“후대에 전할 것이 있어·”

하지만 레이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불꽃은 마지막 순간에 가장 화려하게 피는 법이거든·”

자신이 여기서 물러서면 자신의 뒤를 이어 나갈 후대가 죽을 것이다·

레이나가 힐끗 셀리아를 바라보았다·

“아직 난 내 모든 걸 전해주지 못했어·”

최소한 자신이 전할 수 있는 것만이라도 전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며 레이나가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니 힘을 빌려줘·”

[이익! 고집불통! 그럼 하고 싶은 대로 해!]

콰아아아아아-!

불꽃이 더욱 강해졌다·

레이나 조차도 일순간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의 화력·

온몸을 불태우는 고통에 레이나는 더욱 정신을 다잡았다·

‘조금만! 조금만 더 버텨줘!’

“지긋지긋한 계집!”

조르아의 살기에 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가 조금이라도 냉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면 어쩌면 자신이 빼앗은 다양한 이능력을 바탕으로 진즉에 싸움을 끝냈을지 몰랐다·

하지만 레오에게 철저하게 농락당한 것과 자신보다 약하다고 확신했던 레이나에게조차 고전을 면치 못한 덕분에 조르아는 점점 이성을 잃어갔다·

그랬기에 선택한 방법이 단순하게 압도적인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이었다·

힘의 차이는 명백했다·

하지만 자신의 힘을 제어한다고 자부하던 조르아는 그저 자신의 힘에 휘둘릴 뿐이었다·

조르아는 자신의 능력을 극한까지 다루지 못했다·

다른 이의 힘을 빼앗아 온 자의 한계였다·

“이걸로 끝이다!”

쿠구구구구구-!

불꽃과 상극의 속성인 대지의 오러를 몸에 휘감은 조르아가 엄청난 속도로 레이나를 향해 돌진했다·

스치기만 해도 흔적도 사라져 버릴 엄청난 물리력이 깃든 힘·

레이나가 심호흡했다·

열기가 더욱 강렬해져 간다·

온몸을 태우는 고통과 정신을 아찔하게 만드는 강렬한 열기·

하지만 레이나는 의식을 잃지 않았다·

‘집중해·’

불꽃을 한 점으로 집중시켰다·

‘눈으로 녀석을 쫓아·’

레이나의 붉은 눈이 조르아를 포착했다·

‘물러서지 마! 두려워하지 마!’

스스로를 다잡았다·

‘벨 수 있어· 앞으로··· 나아가!’

저벅- 스각-!

레이나가 앞으로 나아가며 검을 휘둘렀다·

푸확-!

그 순간 레이나의 지척에 다다랐던 조르아의 몸이 양단되었다·

털썩- 화악-!

레이나가 자리에 주저앉았다·

레이나를 휘감던 불꽃이 사라졌다·

풀썩-

레이나의 몸이 앞으로 쓰러졌다·

“고모님!”

셀리아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달려왔다·

미약하게 숨을 쉬며 레이나가 힘겹게 웃었다·

“베는데··· 성공했나 보네····”

“네·”

셀리아가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셀리아 방금 그 검을··· 잊으면 안 돼· 알았지?”

“당연하죠·”

터질 것만 같았던 울음을 억누르고 셀리아가 힘있게 대답했다·

레이나가 자신에게 무엇을 전하려 했는지는 셀리아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이 계집이··· 끝까지····”

한 번 더 레이나에게 죽임을 당한 조르아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이제 이걸로 정말 끝이다! 피떡으로 만들어 주마!”

섬뜩한 목소리로 소리친 조르아가 손을 들어 올렸다·

셀리아가 그 모습을 보며 오러를 일으킨 순간·

번쩍-!

“···!”

조르아의 등 뒤에서 순백의 빛이 터져 나왔다·

“어?”

레이나의 눈이 크게 뜨였다·

“이럴 수가! 레오 플로브!”

고개를 돌린 조르아가 경악성을 내질렀다·

그곳에는 마치 여명이 밝아오는 것처럼 순백의 빛을 등진 레오가 서 있었다·

“레오!”

셀리아가 밝은 표정을 지었다·

“고모님! 레오예요! 드디어 레오가···!”

레이나를 부축하려던 셀리아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고모님?”

레이나는 어느새 넋을 잃은 눈으로 레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환한 빛을 등진 레오의 모습이 낯이 익다·

오래전·

어두운 세계 속에서 찾아온 찬란한 햇빛 속에 있었던 한 사람의 모습과 오버랩 된다·

레이나는 자신도 모르게 그 이름을 되뇌었다·

“시작의 영웅····”

***

조르아의 기척이 느껴진 곳으로 한달음에 달려가던 레오의 눈이 꿈틀거렸다·

마물들이 이능을 사용하는 모습이 보였다·

오우거를 상대하던 첼시는 레오를 발견하고는 환한 표정을 지었다·

“레오 오빠!”

“저건 뭐야?”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이능을 사용하고 있어! 지능도 뛰어나!”

“그래?”

짐작 가는 바가 있었다·

‘군단의 세계·’

영웅의 세계를 공략하면 공략 보상으로 힘이 주어진다·

군단의 세계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녀석들은 군단의 세계를 공략한 배신자들인가·’

공략 보상은 아무래도 마물의 힘인 모양이었다·

‘보상이라기보다는 저주에 가깝군· 뭐 배신자의 말로로는 어울리지만·’

거기까지 생각한 레오가 자무아를 바라보았다·

“도움이 필요하십니까?”

그 말에 자무아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필요해 보이나? 흐아아아압!”

쾅-!

자무아는 오우거에게 돌격해 그대로 몸통 박치기를 했다·

엄청난 충격을 받은 오우거가 그대로 튕겨 나갔다·

“첼시!”

“옙!”

“그렇지! 기운차구나! 역시 기사학과 다워!”

“난 마법학과라니까요!”

“기사학과수업도 듣잖나!”

“배틀 메이지니까 부전공으로 듣는 거죠!”

‘걱정 없겠군·’

티격태격하며 호흡을 잘 맞추는 둘을 보며 레오가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리스와 아바드가 기간테스를 압도하고 있었다·

허공에서는 울타가 마수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다른 이들 역시 레오의 등장으로 사기가 높아졌다·

레오의 등장만으로 전장의 흐름이 바뀌어버렸다·

이윽고 조르아가 있는 곳으로 도착한 레오가 오러를 일으켰다·

‘놈은 사령왕의 권능으로 되살아나며 자신의 능력을 새롭게 각성시켰겠지?’

그 새롭게 각성 된 것은 빼앗은 이능으로 목숨을 보충하는 능력·

‘여러 번 죽이는 건 귀찮아· 그렇다면·’

레오의 붉은 눈이 번뜩였다·

‘권능 자체를 파괴한다·’

사령왕의 권능은 에레보스의 가호로 손에 넣은 힘·

에레보스의 조각을 손에 넣은 사령왕은 5000년 전 보다 강력한 권능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그게 에레보스의 힘에 의한 권능이라면····

‘순수의 힘으로 파괴할 수 있겠지·’

레오의 검 끝에 회색의 오러가 어렸다·

회색의 오러는 이내 순백의 빛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여명이라도 찾아온 듯 밝은 빛이 터져 나왔다·

순수의 오러·

이번 생에서 레오가 끝없는 수련 끝에 손에 넣은 힘·

레오가 조르아와 맞서고 있는 레이나를 바라보았다·

‘이스타의 힘을 빌린 건가····’

레오가 헛웃음을 터트렸다·

‘무모하긴·’

하지만 레이나 답다면 레이나 답다·

가끔 어린아이 같은 구석이 있는 레이나다·

하지만····

‘존경할 만한 어른이고··· 존경할 만한 어머니지·’

레오가 발걸음을 옮겼다·

화악-!

순식간에 조르아의 앞에 도달한 레오가 말했다·

“내가 말했지?”

레오의 입에 담긴 건 명백한 비웃음이었다·

“넌 네가 빼앗은 힘을 썩히고 있을 뿐이라고·”

싸늘하게 웃은 레오가 그대로 조르아를 베어버렸다·

푸확-!

“커억!”

조르아의 몸이 무너졌다·

레오는 가볍게 검을 털어내고는 검집에 검을 꽂았다·

터벅- 터벅-

그리고 조르아를 거들떠보지 않고 레이나에게 걸어갔다·

“고작! 고작 한 번 죽었을 뿐이야!”

그때 조르아가 악을 쓰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새 조르아는 레이나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살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뭐?”

그 속에서는 토루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게 무슨···!”

다른 무수히 많은 모습으로 변해도 그 모습은 곧 녹아내렸다·

“말도 안 돼! 내가 죽는다고!”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이해한 조르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아 안돼! 나는 완벽한! 완벽한 존재가 될 몸이란 말이다! 나는 신이 될 남자다! 그런데!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다고!”

털썩-!

“아아아!”

어느새 백골이 된 조르아가 무릎을 꿇었다·

그는 자신의 얼굴을 마구 더듬었다·

“이대로 죽을 순 없····”

사아아아아-!

자신의 죽음을 부정하던 조르아의 몸이 이내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

터벅- 터벅-

셀리아에게 부축받은 레이나는 자신의 앞까지 걸어온 레오를 말 없이 바라보았다·

“괜찮으세요?”

무신경한 레오의 물음에 레이나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다행이네요·”

무미건조한 레오의 말에 레이나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리고 삐진 듯 말했다·

“앞으로 그러지 말라는 소리는 안 하니?”

“한다고 어머니가 안 하겠어요?”

피식- 웃는 레오를 보며 레이나가 작게 꽁알거렸다·

“귀염성 없는 녀석· 쟤 평소에 다른 애들한테도 저러니?”

“그런 편이죠·”

셀리아가 쓰게 웃었다·

그때였다·

-에헴! 여기 누워 봐!

키르안이 레이나 앞에 나타났다·

-레오가 말했어! 아줌마를 어떻게든 치유해 달라고!

요정은 강력한 치유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

-레이나님· 엘시라고 해요· 레오가 레이나님 걱정을 무척 많이 하고 있어요· 필요한 거 있으신가요?

삐약- 삐약-

엘시와 피오라까지 레이나에 찰싹 달라붙어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

레이나는 헛웃음을 터트렸다·

“쟨 어릴 때부터 변하지 않네?”

“어떤 점이요?”

“겉으로는 무신경하고 틱틱되거든·”

“그렇죠·”

“그런데 뒤로는 엄청 챙긴다?”

“아아·”

셀리아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레오는 그런 면이 있었다·

레이나는 저 멀리 뒤돌아 서 있는 레오를 보고 혀를 찼다·

“내 아들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쟤한테 홀린 여자애들이 아주 많을 거야·”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전설급 영웅은 아카데미 우등생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There were five heroes who fought against Erebos, the primordial evil that drove the world to the brink of destruction. [Brave] Aron. [God’s Blacksmith] Dweno. [The Founder of the Nebula] Luna. [King of Wisdom] Risinas. Lastly, me [The Hero of Beginning] Kyle. When I was reincarnated 5000 years later, everyone was praised as a Legendary hero. “Except me.” A gift from God that records the achievements of heroes. The Hero Academy with Hero Records. Let’s go there and find out why.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
error: Alert: Content selection is disabl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