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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Chapter 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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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91

갑작스런 난리통 속에서 주변을 경계하며 상황 파악에 들어갔던 꺾인 장미 용병단의 단장 리지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을 눈앞에 둔 채 투구를 벗어던지고 싶은 강렬한 충동과 싸워야 했다·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나?”

상황은 이해했다·

예전부터 우연찮게 피멜이 눈여겨 보고 있었던 인재와 운 좋게 재회하고 잠깐이나마 친분을 쌓았는데 그 친구가 알고 보니 용병단으로 하여금 레비엥까지 오게 된 계기를 만든 장본인인 용사였고 지금도 그 사건의 연장으로 눈앞에서 깽판을 친 뒤 포위당한 상태로 대뜸 숙영지 한가운데에 협상 자리를 만들었다는 소리잖은가·

이해해서 더 어이가 없는 거다· 이게 무슨 길 가다가 마검 줍는 소리란 말인가?

“연합군 대표들의 반응이 이상··· 어이쿠 저기서 도끼를 날리네·”

인연의 당사자인 피멜조차 난감하다는 듯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가장 키가 큰 동료의 어깨 위로 올라가서 사태를 관망하는 중이다· 그런 그의 실시간 중계를 듣기 위해 동료들도 자리를 벗어나 모여 앉은 꼴이 리지의 머릿속을 한층 더 어지럽혔지만·

“어? 갑자기 대표 하나가 거품 물고 쓰러지는데?”

“뭐? 누가?”

“그건 나도 모르지· 저치들이 얼굴에 나 어디의 누구요 라며 명패를 붙이고 다니는 건 아니··· 어어? 또 시작한다! 또 시작해!”

아쉽게도 상황은 아직 끝이 아니었다·

거리가 멀어 잘 들리지 않는 누군가의 고함과 함께 다시금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가 울려 퍼지자 방금까지만 해도 풀어져 있는 것처럼 보였던 용병단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리지의 앞에 방패벽을 세웠다·

엘드미아가 봤다면 주저없이 기립박수를 칠 만큼 프로페셔널한 광경이었지만 리지는 감탄하지 않았다·

당연한거니까· 대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피멜에게 핀잔을 줬다·

“젠장 피멜· 처음으로 네 능력에 회의감이 드는군·”

“이건 좀 억울한데· 강한 건 맞잖아·”

“용사 수준으로 강한 건 논외잖나·”

“거기까지 세밀하게 구분 지을 수 없는 건 내 탓이 아니지 껄껄껄·”

마스터 급 강자 열 명이 있을 경우 그들을 강한 순서대로 나열할 수는 있으나 정작 그들이 마스터 급 강자라는 건 알아보지 못한다· 추상적으로 누가 더 강한지만 구분할 수 있을 뿐 그게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전혀 알 수 없다·

피멜이 지닌 신기한 힘의 맹점 아닌 맹점이었다·

“이렇게 되면 우리한테 줄 수 있다는 큰 도움이라는 게···”

“주둔군 경쟁 상위 입찰 아닐까?”

“···돌겠군·”

계획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굴러 들어오는 복은 항상 조심할 것·

귀에 인이 박이도록 모친에게 들어왔던 격언은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었으나 이번엔 그 말을 따르기가 참 힘들었다·

“고민할 시간이 적군·”

“아직도 고민 중이었나?”

“그랬었지·”

이번 마족령 주둔군 일은 결코 가볍지 않다· 리지 뿐만 아니라 주요 간부들 모두가 입을 모아 용병단의 전환점이 될지도 모른다고 뜻을 모은 사안이었기에 더욱 그렇다·

“이젠 아니다· 내 심장을 향해 창칼이 날아와 박히는 한이 있더라도 이 기회는 잡아야겠다·”

어쩌면 꺾인 장미가 평범한 장미처럼 취급받을 수 있게 되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당신들은 어쩔 셈이지?”

결심을 굳힌 리지는 투구 끈을 확인하며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용사의 일행들에게 질문했다· 그냥 길 가다가 동행하게 된 일행은 절대 아닐 게 분명하니 용사가 시킨 대로 대기할 것인지 동행할 것인지를 물어본 거였다·

“···그대들을 위한 용사님의 안배가 따로 있는 듯하니 이를 위해서라도 함께 행동하는 게 낫겠군·”

푹 눌러쓴 후드 속에서 자기들끼리 빠르게 의견을 주고받은 뒤 나온 대답치고는 그 내용이 의미심장했다· 마치 자기들이 용병단을 지키기 위해 동행한다는 듯이 들리지 않나?

아무리 이성적으로 행동한다고는 해도 꺾인 장미는 용병단이고 이런 면에서는 체면 때문이라도 그냥 넘어가기 힘들다· 부하들의 사기를 위해서라도 한 마디 쏘려고 입을 벌렸던 리지는 후드를 뒤로 넘기며 전투 준비에 들어가는 용사의 일행들을 확인하고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이래서 날 보고도 놀라지 않았나 보군·”

“용사님은 외모따위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으신다·”

지금까지 봐 왔던 사람들이 저렇게 말한다면 코웃음을 치며 입으로 방귀를 뀐다고 놀렸을 것이다· 환영 받지 못한 사생아와 혼혈들로 구성된 꺾인 장미의 일원이라면 누구나 거기에 동조했을 것이다·

“아주 신빙성이 넘치는군·”

하지만 상대가 마족이고 용사가 인족이다 보니 그런 말은 자연스럽게 목구멍으로 쏙 들어갔다· 이는 다른 용병단원들도 마찬가지였는지 누구 하나 토를 다는 사람이 없었다·

“어차피 갈 때 혼자 갈 것도 아니면서 뭔 고민이 그리 많수?”

“걱정이 많으니까 단장하지· 너처럼 머리통 비우고 살면 누가 단장 시켜 주겠냐·”

“좆같지만 맞는 말이긴 해·”

대신 자신들의 단장을 향해 농담 따먹기나 시전할 뿐이었다·

“가자 병신저능아들아· 똑똑해질 시간이다·”

익숙한 핀잔 속에서 검을 뽑아 든 리지가 짧게 웃으며 명령하자 거기에 맞춰 용병단이 한 몸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루드라의 개를 향한 도발의 효과는 굉장했다·

죽은 자식을 걸고 넘어졌으니 응당 반응이 올 거라고 염두에 두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랬다· 난 기껏 해봤자 녀석이 경기를 일으키며 달려드는 선에서 끝날 줄 알았거든·

“용사라는 지위는 면죄부가 아니다 이 살인마야! 부대! 공격!”

그런데 이 미친놈이 사적인 감정에 휘둘려서 대뜸 자기 부대에 공격 명령을 내리는 게 아닌가? 심지어 부하라는 것들은 그 꼴을 직접 봤으면서도 어버버 거리다가 무기를 들고 달려들기까지 했으니 최근 예기치 못한 사태를 연속적으로 겪어 어느 정도 내성이 생겼다고 스스로 자부하던 나조차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었다·

“하 지위는 면죄부가 아니다라·”

다른 두 대표는 루드라의 개와 한 배에 탈 의향이 전혀 없는지 기겁하며 퇴각을 명령한다· 그렇게 수많은 병사들이 오고 가는 과정이 마치 밀물과 썰물처럼 보여서 순간 웃음이 나왔다·

“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다더니·”

자식새끼 만나러 가기 전에 맞는 말 한 번 정도는 하고 가는군·

명령을 내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돌격하려는 루드라의 개에게 도끼를 집어던지며 에스테를 뽑는다· 거리를 계산했을 땐 놈에게 적중한 도끼를 다시 회수하여 병사들을 상대하는 것도 가능할 거 같았지만 기왕 이렇게 360도로 포위되었으니 알차게 이 상황을 써먹기로 했다·

완벽하게 포위된 상태에서 바늘을 쓰지 않고 벗어나 본 적은 없으니 이 기회에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리라· 그리 생각하며 측면에서 내질러지는 창을 베어 내고 그대로 파고들면서 길을 열기 위해 에스테를 휘두르자 약간의 텀을 두고 사방에서 핏물이 튀었다·

불가피한 경우가 아닌 이상 괜히 팔이나 다리를 베어 시간을 끌지 않는다· 사거리가 긴 창을 베는 게 아니면 무조건 목을 벤다는 마음가짐으로 최대한 병사들의 공격을 흘리며 거리를 좁히는 데에 집중한다·

용갑만 믿고 적의 공격을 무시하는 것도 그만둔다· 일반적인 수준에서 용갑이 뚫릴 일은 없다는 검증은 끝마쳤으니 만에 하나를 고려하여 안일한 습관이 들지 않도록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다·

그것만으로도 처음 교전을 시작했을 때보다 신경 써야 하는 게 수십 가지는 더 생겨났지만 물밀듯이 달려드는 병사들 속에서도 내 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그렇게 눈앞의 세 명을 베어 넘기는 검로劍路를 구상한 뒤 방금 던진 도끼를 확인하기 위해 시선을 돌렸다·

몇 초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원래 있던 자리에서 족히 20m는 달려나온 나보다도 빠르게 허공을 가르며 목표를 향해 날아간 카쿨라의 도끼는 마침 병사 셋을 불규칙하게 갈라버리며 놈에게 도달하는 도중이었다·

“크악!”

하지만 분명 머리통을 노리고 던진 거였지만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방어를 위해 치켜든 놈의 검을 부러뜨리는 선에서 그쳤다· 검이 부러지며 경로가 틀어지고 깨진 검의 파편이 놈의 이마를 베어내며 곡소리를 자아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드라의 개는 핏발 선 눈으로 나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문득 내가 에테의 용사였다면 저 지경까지 가지는 않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놈의 괘씸죄가 두 배 세 배로 커지는 듯한 기분이 들며 저절로 팔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기 기습이다! 후방! 후방을 막아!”

아마 느닷없이 루드라의 병력 사이에서 기습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지 않았다면 한달음에 달려들어 도끼가 떨궈내지 못한 놈의 머리통을 베어냈을 것이다·

“···엥?”

다른 연합군은 도망치기 바빴으니 이제 와서 루드라의 뒤통수를 쳤을 거 같진 않고 설마 웃음벨이 움직였나? 걔가 내 지시를 무시하고 독단으로 행동하진 않을 텐데? 레비엥? 돕는다면 못 도울 것도 없지만 내 뒤에서부터 지원하려면 비룡 부대 말고는 방법이 없지 않나? 하늘은 구름만 한 가득인데?

설마 그 잠깐 만난 거로 꺾인 장미가 움직였을···

“용병단 꺾인 장미다! 빌어먹을 혼혈 새끼들이 뒤통수를 치고 있다!”

···리가 있네·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것을· 나는 졸지에 꺾인 장미의 깃발을 확인하고픈 욕구가 생겨나는 것을 억누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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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Never touch Eldmia Egga, 절대 엘드미아 에가를 건드리지 마라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into a fantasy world. Since I somehow got born again, I resolved myself to live diligently once more. But, putting that aside, my entire village burning up and disappearing when I’m 8-year old f*cking crossed the line. F*cking shit-f*cking crossed th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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